2024/08 7

정작 그가 작품을 보지 못한다면 그냥 보지 못한 것이다 - 로버트 어윈 (Robert Irwin)

예술과 함께 떠나다작품을 보는 관람자는 예술과 함께 떠나게 된다. 즉, 예술을 경험하는 것이다. 특정 경험, 특별한 주의의 대상이 되는 경험 자체가 예술이다. 빛과 공간에 대한 연구를 하면서 미니멀리스트 예술의 선구자였던 로버트 어윈(Robert Irwin, 1926-2023)은 사람들이 자신의 지각을 지각하게 그리고 자신의 지각을 자각하게 하고 싶었다.  그는 이 문제를 파고들어 사람들이 자신의 의식을 의식할 수 있게 만들 수 있는 작품을 위해 고민했다. 그래서 회화의 한계와 조각의 한계가 아니라 이렇게 경험의 한계를 다루면서 마음의 프레임을 다루었다.  이렇게해서 그는 즉각적인 존재를 지각할 기회를 제공하는 방법을 탐색했고, 그리하여 대상이 아닌 지각과 경험에 초점을 맞추면서 회화에서 점점 벗어나기 ..

재스퍼 존스이 생존 작가 미술 작품 중 가장 비싼 이유

비싼 미술품이라고 하면 우리는 보통 미술사에서 한 획을 그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는 과거 작가들의 작품들을 떠올린다. 예를 들어, 세잔, 고흐, 고갱과 같은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들이 그렇다.     그런데 재스퍼 존스(Jasper Johns,1930-)는 아직 살아 있는 작가다. 살아 있는 작가의 작품이 이렇게 비쌀 수 있는 것일까? 대답은 먼저 그럴 수 있다다. 왜냐하면 그도 이미 미술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에 대한 역사적 평가가 빨리 이루어진 셈이다.   그럼, 역사적으로 그는 어떻게 평가받고 있는가?  무엇보다 그는 성공적으로 기존 대세에 저항하면서 새로운 미술을 제시했다. 추상 표현주의가 높이 평가받긴 했지만 존스는 작품의 목표가 아무리 작가의 내면을 표현하는..

세상은 나를 우러러 볼 것이다. 아니 어쩌면 나는 경멸당하고 오해받을 것이다. -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i)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i, 1904-1989)는 20세기 초 스페인의 초현실주의 화가이자 영화 제작자였다. 그는 스페인에서 태어나 다재다능한 재능과 퍼포먼스로 회화와 영화 영역에서 모두 기억될 만한 발자취를 남겼다.   그런데 갑자기 그의 무덤이 파헤쳐 지는 일이 벌어졌다. 자식이 없었다고 알려져 있는 그에게 난데없이 스페인의 천문학자이자 타로카드 점술사인 61세의 한 여성이 그의 딸이라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빌라 아벨 마르티네즈라는 이 여성은 지금은 사회단체에 소속되어 있는3700억이 넘는 달리 재산의 상당수 상속까지 요구했다.    친자 관계 확인을 위해 사용된 2차 자료가 불확실한 결과를 나타냈기 때문에 결국 논란 끝에 DNA 검사를 위해 2017년 7월 달리의 묘지가 있는 피게레..

사람을 그리는 화가들 - 모딜리아니와 호크니

7월 12일 모딜리아니의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서 런던 테이트 갤러리에서 모딜리아니의 그림을 포스팅했다.   모딜리아니를 떠올리면 우리는 잔느를 같이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 파란 눈의 목이 긴 이 여자기 바로 모딜리아니(Amedeo Modigliani, 1884-1920)의 영원한 사랑이자 예술의 영감이었던 뮤즈 잔느 에뷔테른(Jeanne Hebuterne, 1898-1920)다. 잔느는 미술사에서 주목받지는 못했지만, 모딜리아니의 모델로서 영감을 불러일으켰고 그와 함께 작업하며 예술에 대한 열정을 표출했다. 그녀는 15살의 나이에 이미 화가의 꿈을 지녔던 화가 지망생이었다. 미술학교에 다니며 몽파르나스의 가난한 예술가들과 교우하고 때론 그들의 모델이 되어주기도 했다.    잔느는 수업이 ..

꽃을 그리는 사람들 2 - 조안 미첼

3) 조안 미첼의 꽃 - 세상에서 가장 비싼 꽃 오키프의 꽃이 팔리기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싼 꽃 그림은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9백만 달러의 예상가를 휠씬 뛰어넘어 팔린 약 151억원(11.9백만 달러)의 조안 미첼의 ‘무제’(Untitled)였다.   그런데, 미첼의 꽃은 꽃의 모습은 없고 선과 면 그리고 색만 있다. 하지만, 이런 색과 면, 선이 만들어내는 형상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꽃, 꽃다발, 또는 꽃 동산을 느끼게 한다. 추상의 영역과 다음 세대의 작가들에게 크게 영향을 끼친 인상주의 시대의 가장 유명한 그림 중 하나인 ’Le Bassin aux nymphéas’은 모네가 베테유에 머물면서 그린 것이다.   미첼도 1967년 그곳에 땅과 강가가 내려다 보이는 언덕에 집을 샀다. 모네처럼 미첼..

우리의 삶을 흔들어 놓는 예술가 - 김수자

1. ‘낯섦’과 ‘낯설지 않음’을 동시게 느끼게 하는 작가 지식이 폭발하는 현대를 살고 있지만, 우리는 우리가 어디서 왔는지, 어디로 가는지를 잘 모른다. 또한 현대인들은 여기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에 대해서 지속적인 의문을 가져보지만 정확한 해답을 찾지 못하고 헤매고 있다.  많은 예술가들도 이런 질문들에 대한 실마리를 찾아 다양한 방식으로 고분분투를 해왔다. 독일 작가 안젤름 키퍼(Anselm Kiefer, 1945-)는 우리에게 아주 익숙하고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재료를 사용하여 압도적인 스케일로 구체적 이미지와 상징적 도상들을 부활시켜 그것들을 매우 독특하고 강렬하게 다루면서 자연의 숭고함마저 불러 일으킨다.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예술의 방식이 지속적으로 변화하여, 지금은 생각과 개념이 중요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