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형근 3

같은 여백, 다른 느낌 – 먹빛의 공격성(Aggression), 윤형근

‘Dansaekhwa(단색화)’우리나라 1970년대 초에 출현하여 1980년대와 1990년대를 거치며 진화, 성숙해 나간 단색화는 주로 서양의 모노크롬의 한 종류로 비유가 되는 경우가 많다. 사실 내용이 미니멀해서 단색화도 최소적으로 보이는 모노크롬과 닮은 것 같아 보인다. 하지만, 2015년 베니스 비엔날레 특별전에서는 단색화를 영어 설명으로 ‘모노크롬’으로 번역하지 않고 그냥 ‘Dansaekhwa(단색화)’로 소개했고 그 이후 ‘Dansaekhwa(단색화)’란 영어 표기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서양 20세기 미술사에서 모노크롬은 이미지를 그릴 때 사용했던 원근법이나 화면상의 깊이감을 표현하는 회화의 전통적 장치를 일체 거부하면서, 바탕 위에 그려진 이미지없이 단일 색 이외에는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은..

신뢰와 존중의 관계 – 윤형근과 김환기

‘더할 수 없는 분노를 주체할 길 없어’  먹물같은 색의 기둥들이 쓰러질 듯 아슬아슬하게 서 있다. 그림 왼쪽에 두 기둥은 오른쪽에 쓰러진 두 기둥을 받치고 있는 것 같기도 한데 웬지 이마저도 곧 쓰러질 듯 힘들어 보인다. 하지만, 모두 꿋꿋히 쓰러지지 않기 위해서 버틴다. 그리고 뒤로도 흐린 기둥들도 겹겹이 보인다. 먹을 갈아 만든 것 같은 이 검정에 가까운 색은 작가 윤형근(1928-2007)이 하늘의 색인 ‘블루(Blue)’와 땅의 색인 ‘엄버(Umber)’를 섞어 검게 만든 뒤 거기에 오일을 타서 만든 것이다. 이것을 그는 면포나 마포에 그어 내렸다. 그렇게 해서 하늘과 땅이 섞여 만든 검정이 기둥을 이루고, 그 사이에는 문같은 여백이 조금 생겼다. 윤형근은 1980년, ‘5·18 광주 민주화 운..

멘토를 찾아서

1.지칠 줄 모르는 한류의 인기한국 드라마, 영화, 음악, 음식, 그리고 예술에 이르기까지 한국 문화가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영국에서도 한류 문화 열풍을 느낄 수 있는데, 주영한국문화원(원장 선승혜/이하 문화원)에서는 지난 5월 1일(수) 영국 중부 지역 셰필드(Sheffield)에서 “더 신나게”를 주제로 ‘셰필드 한국의 날(Korea Day in Sheffield)’ 축제를 개최했다. 영국 중부 지역 주민 약 400여 명이 참석해서, 한국어 영상대회, k-pop 및 태권도 시범, 다양한 한국문화 체험을 즐겼다.    올해로 벌써 6회를 맞은 ‘셰필드 한국의 날’ 축제에 이어6월 1일에는 리버풀, 6월 8일에는 옥스퍼드, 그리고 6월 13일부터 14일에는 리즈에서 한국..